5월 15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
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일러주신 갈등과 분열은 교회 밖에만 있는 것이 아
닙니다.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선교 여정에 관한 의견 차이로 감정이 격해져
서 서로 갈라졌습니다(15.39 참조). 이러한 갈등에도 바오로 일행이 선교 여
행에서 구원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,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보호자
성령께서 섭리하셨기 때문입니다(16.7.14 참조).
또한 마케도니아에서 가장 융성한 로마 식민시(로마시의 특권과 자치권을
보장받은 도시)였던 필리피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세속적인 관습과 맞서는 복
음을 적대시할 때도(16.21 참조), 성령께서는 “하느님을 섬기는 이”(유다교 개
종자를 뜻함;13.43 참조) 리디아가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이끄셨
습니다. 세례를 받고 큰 기쁨 속에 바오로를 집으로 모셔 들이는 리디아의
모습은 하느님을 자신의 천막에 맞아들이기를 간절히 바라던 성조 아브라
함의 정성을 떠올리게 합니다. “나리, 제가 나리 눈에 든다면, 부디 이 종을
그냥 지나치지 마십시오”(창세 18.3).
보호자 성령께서는 사도들과 함게 머무르셨고, 그들이 하느님의 진리를
깨닫고 그분에게서 “떨어져 나가지 않게” 지켜 주셨습니다. 그러나 성경의
보호는 그 어떤 갈등도 분열도 고난도 겪지 않게 막아 주는 것이 아니라, 갈
등과 시련 가운데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포기하지 않으며 평생토록
그것을 증언할 수 있도록 지켜 주는 것입니다.
까닭 없는 시련과 박해는 우리가 주님의 말씀과 뜻을 떠올리는 기회입니
다. 억울하고 답답할 때마다 성령께서 내 마음을 열어 주시고 하느님의 진리
안에서 흔들림 없이 살아가도록 보호하여 주시기를 청합시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